오늘은 기계식 키보드 스위치의 표준으로 인정받는 Cherry MX 스위치에 대해서 알아볼 것입니다. 이 포스팅의 목표는 최종적으로 다음 그래프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기계식 키보드를 구매하고자 할 때, 어떤 스위치를 선택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모합니다. 구매 후에는 다른 스위치는 어떤 느낌일지 상상하며 키보드를 하나 더 장만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서 다른 사람들의 사용후기를 보면서 어떤 느낌인지 상상하게 됩니다. 위의 그래프는 이런 상상을 좀더 구체적으로 떠올리게 해주는 좋은 자료입니다. 여러 스위치를 비교할 때에도 좋은 자료입니다. 더 나아가 키 스위치를 자신이 원하는대로 커스터 마이징할 때에도 중요한 참고 자료입니다.
키보드 스위치 힘 곡선(Force Curve)
- 가로축 - travel, 스위치가 눌러진 정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값이 커질수록 많이 눌린 것입니다.
- 세로축 - force, 소모되는 힘의 크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값이 커질수록 많은 힘이 사용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시로 Brown 그래프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travel 값이 0인 지점은 바로 전혀 스위치가 전혀 눌리지 않은 상태를 의미합니다. 스위치를 누르기 시작하면서 1mm쯤 도달하기 전에는 일정한 비율로 소모되는 힘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키 스위치를 누르면 스위치 내부의 스프링이 눌리기 때문에 소모되는 힘은 당연히 증가합니다.
그래프를 보면 operating point와 reset point가 볼 수 있습니다. operation point가 가리키는 위 그래프와 reset point가 가리키는 아래 그래프가 있습니다. operation point가 가리키는 그래프는 우리가 누를 때 가하는 힘을 나타냅니다. reset point는 반대로 눌렀다가 손을 뗄 때 가하는 힘을 나타냅니다.
operation point가 가리키는 그래프를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스프링을 누를수록, 스프링을 압축되기 때문에 힘이 더 많이 듭니다. 4mm를 누르면 더이상 키가 내려가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힘을 줘도 키는 내려가지 않게 됩니다. 여기서 operation point는 키 입력이 발생하는 지점입니다. 즉 2mm를 누르는 시점에 키가 입력되고, 우리는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이제 reset point가 가리키는 그래프를 살펴보겠습니다. 4mm를 누른 상태에서 우리는 키 스위치를 누른 손가락에 힘을 빼기 시작합니다. 압축된 스프링의 탄성력때문에 키 스위치는 다시 위로 올라오게 됩니다. 스프링이 스위치를 밀어올리는 힘은 당연히 줄어들게 됩니다. 압축된 스프링이 다시 퍼지기 때문입니다. 4mm에서 다시 밀어올려진 키 스위치는 2mm에 도달하는 시점부터 초기화됩니다. 그래프의 2mm 이후에 급격하게 변화하는 부분에 reset point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 지점에 바로 키 입력이 완전히 초기화됩니다. 초기화된 후 다시 힘을 가하여 키 스위치를 내리면 다시 입력이 발생합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바탕으로 Cherry MX 스위치의 동작 방식을 살펴보겠습니다.
체리 MX 스위치 동작 방식
위 그림은 흔히 적축이라고 불리는 Red 스위치입니다. 빨간 부분을 보통 슬라이더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키 스위치를 누르는 행동은 저 막대 위에 부착된 키캡을 누르는 것입니다. 키캡을 누르면 자연스럽게 부착된 슬라이더도 함께 눌러질 것입니다.
슬라이더와 스프링은 좀더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구조와 부품이 매우 단순합니다. 슬라이더 아랫부분에는 스프링을 꽂을 수 있은 기둥이 있습니다. 저 기둥을 스프링에 집어 넣어서 슬라이더를 지탱합니다.
우리가 타자를 칠 때의 소모되는 힘은 당연히 스프링이 강할 수록 더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만약 스프링이 탱탱하다면 스위치는 그만큼 누르기 힘들어 질 것입니다. 반대로 스프링이 부드러울수록 스위치는 쉽게 눌릴 것입니다. 그래서 스프링은 Cherry MX 스위치를 누르는데 소모되는 힘을 결정하는 중요한 부품입니다. 스위치가 가볍다 무겁다를 결정하는데 핵심 부품입니다. 흔히 Red, Brown, Blue 스위치를 가볍다고 합니다. 이 세 스위치는 동일한 가벼운 스프링을 사용합니다. 반면에 Black, Green, White 스위치는 무겁다고 합니다. 이 세 스위치는 동일한 무거운 스위치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Clear 스위치는 앞의 두 스프링과는 다른 종류의 무거운 스프링을 독자적으로 사용합니다.
Cherry MX Brown와 Cherry MX Clear
위는 Cherry MX Brown(이하 Brown), 아래는 Cherry MX Clear(이하 Clear)의 동작 그래프입니다. Cherry MX Red의 그래프를 통해서 기본은 파악하였으므로 위의 그래프도 더 이상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먼저 Cherry MX Brown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스위치는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큼 유명한 스위치입니다. Red 스위치는 일정하게 힘이 증가하는 방식으로 동작하는 반면에 Brown 스위치는 약간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스위치가 1mm 지점까지는 힘이 일정하게 증가하는 듯 합니다. 하지만 1mm 이후에 소모되는 힘이 좀더 증가합니다. pressure point까지 도달하면 갑자기 이 힘은 뚝 떨어집니다. 즉 1mm 지점부터 약간 더 큰 힘이 소모되었다가 pressure point를 지나면 오히려 키를 누르는데 소모되는 힘이 급격히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살짝 힘들게 언덕을 넘은 후에는 스위치가 약 2mm 지점까지는 쉽게 눌러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면 실제로 스위치가 이렇게 동작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이 과정을 좀더 분해해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빨간 색으로 그려진 것은 스위치 내부에 있는 얇은 금속 재질 판입니다. 다음 이미지에서 좀더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키를 누르면 축의 툭 튀어나온 돌기가 위 금속 재질 판을 밀어내게 됩니다. 위 그래프의 1mm 이후 지점에 소모되는 힘이 증가하는 이유가 바로 축의 돌기가 이 금속 재질 판의 돌기가 만나서 밀어내기 때문입니다. 축의 돌기가 금속 재질 판의 돌기를 넘어서게 되면 이미 높게 가해진 힘에 의해서 키는 더욱 손쉽게 내려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pressure point를 지나게 되면 키를 누르는데 소모되는 힘은 오히려 줄어듭니다. 그리고 2mm 지점 근처에서 입력이 발생합니다.
이것이 Brown 스위치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스위치가 눌리다가 살짝 턱에 걸려서 넘어가는 느낌이 Red 스위치와는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사용자는 이 느낌 때문에 자신이 키를 눌렀다는 느낌은 뚜렷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돌기를 넘은 후, 축은 더이상 금속 재질 판의 방해를 받지 않기 때문에 Red 축과 동일하게 움직입니다.
Brown 스위치에 대한 이해를 기초로 Clear 스위치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Brown 스위치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두 가지 입니다.
- 돌기에 걸려서 완전히 넘는 구간이 Brown 스위치에 비해서 훨씬 길다.
- 돌기에 완전히 넘기 위해 소모되는 힘이 Brown에 비해서 훨씬 크다.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는 차이는 실제 사용하면서 느끼는 차이로 나타납니다. Clear 축은 Brown 스위치와는 다르게 돌기에 걸리는 구간이 길어서 Brown 스위치에 비해서 뚜렷하게 입력 피드백이 손가락으로 전달됩니다. 그래서 키를 입력할 때 사용자가 자신이 키를 입력하였다는 느낌을 좀더 강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Brown 스위치의 pressure point가 약 55cN인 반면 Clear 스위치의 pressure point는 약 65cN입니다. 약 10cN 정도 차이는 생각보다 매우 크게 느껴집니다. 저는 키보드를 많이 사용하는데, Brown 스위치를 사용할 때와는 다르게 Clear 스위치를 사용하면 손가락에 조금 버겁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Brown 스위치는 가볍게 눌리는 반면에 Clear 스위치는 의식적으로 힘을 더 가해야 눌러집니다. 특히 operation point를 지난 후에 Clear 스위치의 스프링의 반반력은 Brown 스위치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키 스위치를 끝까지 누르는 것은 너무 힘들었습니다.
Clear 스위치의 돌기는 Brown 스위치의 돌기에 비해서 뚜렷하게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개인 취향
저는 Brown 스위치를 약 2년동안 사용하였습니다. Brown 스위치에 대한 저의 불만은 다음과 같습니다.
- 돌기에 걸리는 느낌이 너무 미미하다. 이 느낌이 커서 키입력에 대한 피드백을 좀더 뚜렷하게 받고 싶다.
- 스프링의 반발력이 약해서 키 스위치가 다소 가볍게 느껴진다.
이런 불만때문에 저는 최근에 Clear 스위치를 구매하여 키보드를 새롭게 조립하였습니다. 위에서도 잠깐 언급하였습니다만 Clear 스위치에 대한 불만은 다음과 같습니다.
- Brown 스위치보다 뚜렷한 입력 피드백은 좋지만, 스프링의 반발력이 너무 강해서 키 스위치가 너무 무겁게 느껴진다.
다행히 Clear 스위치는 사용하기 너무 무겁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Clear 스위치의 스프링만 교체하면 된다는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가벼운 Brown 스위치의 스프링을 Clear 스위치에 이식하면 간단히 해결되는 문제였습니다. 그러면 가볍지만 뚜렷한 피드백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스위치 커스터 마이즈는 다소 어려워 보이지만 사실 초보도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전혀 거짓말이 아닙니다. 작은 일자 드라이버만 있으면 키 스위치를 분해하여 손쉽게 스프링을 교체한 후에 다시 재조립할 수 있습니다. 이것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에 포스팅하도록 하고 오늘 포스팅은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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